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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와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변신: 오픈소스의 새로운 챔피언

한때 오픈소스와 대립각을 세우며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늘날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오픈소스는 기업의 암'이라는 강한 발언으로 오픈소스 커뮤니티 반감을 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커뮤니티와 협력하며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극적인 변신은 단순한 전략적 전환을 넘어 오픈소스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픈소스 수용 배경, 주요 변환 과정, 그리고 이러한 변신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 폐쇄적 소프트웨어 전략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독점 소프트웨어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윈도(Window)와 오피스 같은 제품군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모델은 회사의 핵심 수익원이 되었다. 이 시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공공연히 적대시했으며 이를 지적 재산권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특히 리눅스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지적 재산권에 대한 암적 존재"로 묘사했다. 이러한 태도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고립된 존재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전략을 재검토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전환의 계기: 사티아 나델라의 리더십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 CEO로 취임하며 회사는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나델라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기술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회사 방향성을 바꾸는 것을 넘어 기존 조직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결정이었다.

 

나델라 리더십 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를 적대시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협력하며 기술 생태계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통해 리눅스와 같은 오픈소스 기술을 광범위하게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변신: 오픈소스의 새로운 챔피언

주요 전환 사례

깃허브(GitHub) 인수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했다. 깃허브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협업하고 코드를 공유하는 중심지로, 오픈소스 프로젝트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수 당시 깃허브 커뮤니티는 마이크로소프트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회사는 플랫폼 독립성을 보장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깃허브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소스 생태계 중심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깃허브 인수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학생, 비영리 단체, 소규모 개발자 집단을 위한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며 깃허브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기업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개발자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

VS 코드와 닷넷(.NET) 오픈소스화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코드 편집기인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S Code)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개발자 커뮤니티 지지를 받았다. 또한 자사 주요 개발 프레임워크인 닷넷(.NET)을 오픈소스화함으로써 크로스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며 개발자들이 보다 유연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대중화와 확산에 기여했다.

 

VS Code는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인기 있는 코드 편집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는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풍부한 확장성 덕분이었다. 더 나아가 닷넷의 오픈소스화는 전통적으로 윈도 중심이었던 개발 환경을 확장하여 리눅스와 맥OS(macOS)에서도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엣지 브라우저의 크로미움 전환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Edge) 브라우저 렌더링 엔진을 독자 기술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크로미움(Chromium)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브라우저 성능과 호환성을 대폭 개선했으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소스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을 넘어 이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크로미움 전환 후 엣지는 전 세계적으로 보다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며 구글 크롬과도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 엣지 브라우저는 보안성과 호환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오픈소스의 결합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오픈소스 기술과 결합을 통해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애저는 리눅스를 포함한 다양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며 개발자와 기업 고객들에게 높은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애저에서 실행되는 가상 머신의 약 절반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마이크로소프트 변신이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쿠버네티스(Kubernetes)와 같은 오픈소스 도구의 통합과 지원을 확대하며 컨테이너 기반 애플리케이션 배포와 관리를 단순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에 대한 태도 변화는 기술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을 넘어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사티아 나델라 리더십 아래 회사는 깃허브 인수, VS 코드와 닷넷의 오픈소스화, 그리고 크로미움 전환 등 다양한 전환을 통해 기술 생태계에서의 리더십을 재확립했다. 이러한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오픈소스 기술과 융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전보다 더 넓은 생태계와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업과 개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오픈소스와 상업 소프트웨어 간 조화로운 공존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는 오픈소스의 잠재력과 그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들이 만들어낼 다음 단계 혁신은 더욱 기대된다.